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기능성게임, 왜 주목해야 하나? [아이씨엔]

최근 급성장하는 게임산업에 힘입어 게임의 순기능을 강조한 기능성 게임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 게임산업 연매출은 251억달러(약28조원)로 150억달러의 음악산업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국내 총생산(GDP)은 평균 16% 성장했는데, 게임산업은 그 두 배로 성장했다.

하지만 게임 산업의 급성장은 청소년의 게임 중독이라는 심각한 사회 문제를 낳았다. 미국의학협회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90%가 게임을 하며, 500만명에 이르는 15%는 심각한 중독 상태에 있다.

이러한 게임의 부정적인 기능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솔루션이 기능성 게임이다.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국의 수석정책특보인 콘스탄스 스텐퀼러 위스콘신대 교수는 "미국에서 게임산업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시장이 크고 빨리 성장하는 분야다. 오바마 정부는 폭력 게임에 대한 일방적인 규제 대신에 교육 등 유익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능성게임 시장을 키우는 대응 전략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폭력보다 교육적인 내용을 담은 게임을 육성해 청소년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돌린다는 것이 미 정부의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방안인 것이다. 스텐퀼러 교수는 "2년 전 백악관에 왔을때는 기능성 게임 관련 담당자가 연방정부 전체에 손으로 꼽을 정도였는데 이제는 33개 부처에 190여명으로 늘어났다. 백악관이 기능성 게임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면서 게임 회사도 개발에 뛰어들게 일종의 보증을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기능성 게임은 파일럿의 비행훈련 같은 국방 분야는 물론 의학연구·학습·운동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전세계 기능성 게임시장 규모는 최근 2년간 78% 성장했으며, 2012년 기준 이미 10조원에 육박했다.

기능성 게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폴드잇(FoldIt)'과 '리미션(Remission)'이 회자된다. 폴드잇은 단백질 구조를 푸는 온라인 게임이다. 과학자들이 10년 넘게 매달린 원숭이 에이즈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 분석을 온라인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의 집단 지성과 협업을 통해 10일만에 해결했다.

리미션은 암환자가 각종 치료 방법을 무기로 삼아 암세포를 물리치는 게임이다. 환자들이 게임을 하고 나면 힘든 항암 치료를 훨씬 잘 견디는 것으로 나타나 병원에서 큰인기를 끌고 있다. 스텐퀼러 교수는 "최근 백악관 회의에서는 노인들의 지적 능력을 20대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게임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케이드 게임인 '킬러 플루'는 도시지역 사람들이 '콜록콜록' 거릴 때까지 감기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게임이다. 스토리만 보면 섬뜩하지만 애초 이 게임은 조류 인플루엔자와 같은 질병이 어떤 경로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지고, 또 백신을 만들어도 해마다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하여 감기를 예방하는 생활 습관을 키우는데 목적을 뒀다. 또 주인공이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 등의 불상사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묘사한 게임 '불리'는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중고등학교의 '왕따' 문화를 비난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도 게임의 교육 효과를 검증하고 표준화해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려는 시도가 지자체와 게임업체, 학술단체 중심으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국립과천과학관 주최로 열리는 기능성게임대회는 3~6학년 초등학생 8만여명이 넘게 참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과학관이 기능성 게임 '수리수리 탐험대'를 체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96%가 게임을 통해 수학능력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과천과학관측은 "G러닝(Game Based Learning)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공감할 수 있는 자기 주도형 스마트교육으로 공교육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효율적인 학습용 게임개발 지침이 필요하다. 교육용 기능성 게임 개발 회사 스윙크의 홍재기 전략기획 이사는 "게임의 재미요소인 스토리, 캐릭터, 아이템, 인터페이스 등을 학습콘텐츠에 맞도록 적절하게 구성해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몰입하게 하며, 보상요소를 설계해 지속적으로 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육용 게임의 학습 효과를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게임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시각을 줄여나가야 한다.

아이씨엔 오승모 기자 oseam@icnweb.co.kr